일상

현준이가 입원을 했습니다

dirtybit 2007. 9. 20. 18:09
색씨 생일날 열이 나던 울 현준이가 새벽 3시에 자다가 경련을 일으켰습니다.
놀라서 저를 찾던 색씨의 눈앞에 현준이가 눈을 위로 치켜뜨고 온몸을 일자로 꽂꽂이 하고 누워있는 상태로 아무 반응이 없었습니다. 그 즉시 병원에 가기 위해서 색씨는 가방을 챙기고 저는 현준이를 조심스럽게 안아올리는 순간, 갑자기 막힌게 터지듯 현준이가 토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놀랐는지 겁났는지 계속 서럽게 울기 시작했습니다.

서부역앞에 있는 소화 아동 병원에 응급으로 들어가니 선생님께서 열성경련인듯 하다고 하셨습니다.
보통 아기들에게 잘 일어나는 증상이라고 일단 입원해서 열을 내려보자고 하시더군요. 입원 수속을 위해서 검사를 받는 중에 부모님은 나가 있는 체로 간호사두분에게 강제로 링거주사를 맞던 현준이의 울음소리가 차마 듣기가 힘들었습니다.

그 이후로 엄마보고 울고, 링거주사가 꽂혀있는 손보고 울고.. 말그대로 그 다음날 아침까지 울음의 연속이었습니다. 지금도 뭔가 하려고 할때 링거 주사가 꽂혀있는 손을 보고 그대로 또 눈물을 흘려버리고 맙니다.


입원 첫날 아침으로 나온 죽에 입도 안대고, 물도 안먹고 그렇게 현준이는 계속 해열제만 먹고 버티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링거 주사를 통해 영양분이 유입된다고 해도, 빈속에 그렇게 많은 해열제를 먹여야 하는 엄마아빠의 심정은 정말 무너지는것 같더군요.
밤에는 우리 부부가 잠도 못자고 밤새 몸을 씻어내고 0.1도 0.2도씩 변화되는 체온에 걱정하고 안심하고 그렇게 하루하루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드디어 설움이 그대로 터져버리고 말았습니다.
밤새 그렇게 열심히 체온을 낮추기 위해서 몸을 씻어내고, 눈물을 머금고 해열제만 먹이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침에 체온이 39도를 넘어갔습니다. 밤새 안타까워하면서 현준이의 체온을 확인하고, 걱정하면서 간호사들에게 물어보면 애기의 상태는 보지도 않고 무성의하게 '해열제 먹이고 몸을 적셔주세요'라고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소리를 참아가면서, 분명 몸에 좋지 않을법한 약들을 내 몸에 독약을 넣는 심정으로 그렇게 밤새도록 부모의 손으로 털어넣었음에도 결과가 그렇게 안좋게 나온데 대한 설움이 터져버린것이었습니다.


그 설움의 마음이 통하기나 한듯이 열이 많이 오른 현준이는 또다른 해열제를 먹고 잠이 든 이후로 정상체온으로 돌아오면서 오전내내 푹 잤다고 합니다. 너무나 고마운 일입니다. 눈물나도록 고마운 일입니다. 그 고마운 마음에 점심시간에 병원에 가니 저와 만나고 오래지 않아 다시 38도의 체온으로 올라갑니다 -_-;

제가 다시 회사로 돌아가고 나서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_-) 다시 열이 내렸다고 하는데, 이 상태를 계속 유지를 해야지 좋을텐데 말이죠. 일단 어서 망할 링거 주사를 빼버리고 현준이와 집에 갔으면 합니다.

(추석을 병원에서 보낼수도 있겠군요; 그렇게 되면 너무 좌절일텐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