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민주주의 - 어느 책에서 나온말

dirtybit 2009. 5. 21. 19:24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전5권 세트 - 10점
더글러스 애덤스 지음, 김선형 외 옮김/책세상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 나오는 얘기입니다.
멋지네요;

어느날 UFO가 나타나 영국의 각종 고급 백화점들을 깔아 뭉개면서 착륙합니다. 그 UFO에서 거대한 은색 로봇이 나와 평화의 사절로 왔다며 당신들의 도마뱀에게 데려다 달라고 얘기를 합니다. 아래 내용은 그 부분부터 발췌한 것입니다

"저 우주선은 까마득한 고대의 민주주의 세계에서 온 거야. 있잖아...."
"그럼, 저 우주선이 도마뱀들의 세계에서 왔다는 말이야?"
"아니." 포드는 아까보다는 약간 합리적이 되었으며 일관성을 찾은 상태였다. 결국 억지로 커피를 삼켰기 때문이다. "그렇게 간단할 리가 없지. 전혀 그렇게 딱딱 맞아떨어지는 게 아니란 말이지. 저 세계에서, 사람들은 사람들이야. 지도자는 도마뱀들이고. 사람들은 도마뱀을 끔찍하게 싫어하고, 도마뱀은 사람을 지배해."
"이상하네." 아서가 말했다. "네가 민주주의라고 한 거 같은데."
"그랬어." 포드가 말했다. "민주주의야."
"그런데." 아서는, 자신이 말도 못하게 멍청한 인간처럼 보이지 않으려고 조심하면서 물었다. "왜 사람들은 도마뱀을 쫒아내버리지 않아?"
"그런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거야." 포드가 말했다. "전부 투표권을 가지고 있거든. 그래서 말하자면 자기네들이 투표해서 뽑은 정부니까 자기네들이 원하는 정부에 가까울 거라고 대충 생각하고 사는거지."
"그러니까 투표를 해서 도마뱀을 뽑았단 말이야?"
"오, 그럼." 포드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당연하지."
"하지만." 아서는, 다시 큰 걸 하나 터뜨리기로 작정했다. "왜?"
"왜냐하면 도마뱀들한테 표를 던지지 않으면, 잘못된 도마뱀이 정권을 잡을까 봐 그렇지." 포드가 말했다."진 있어?"
"뭐라고?"
"뭐라고 했냐 하면..." 포드는 말투에서 갈수록 급박한 분위기를 풍기며 말했다. "진 있냐고?"
"찾아볼게, 도마뱀 얘기 해줘."
포드는 어깨를 다시 으쓱했다.
"어떤 사람들은 도마뱀이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해." 그가 말했다. "물론 다 틀렸지. 완전히 철저하게 틀려먹은 얘기지. 하지만 누군가는 그런 말을 해야 하니까."
"하지만 그건 너무 끔찍하잖아." 아서가 말했다.

여기 나오는 동물을 다른 동물로 대체해도 가능...;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민주주의의 모습을 꽤 멋지게 비꼬는 글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