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천천히 걸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지나가는 사람이 이상하게 생각할 정도로 천천히 말이죠.
그렇다고 멈추어 섰다가 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지만,
천천히 아주 느리게 느리게 말이죠.
주변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볼 정도로 느리게,
걷기 위해 움직이는 그 수많은 근육들을 모두 느낄 수 있도록 느리게,
그렇게 걸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그렇게 걷는 것은 생각보다 정말 힘든일이더군요,
일단 주변시선이 대단히 이상한 사람 보듯이 합니다
심지어는 동네 아는 아주머님께서 술먹었는지 여쭤보시더군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천히 걸으면,
귀가 열립니다.
내가 걷는길에 그토록 많은 사람들의 소리가 있었는지,
그토록 정겨운 소리가 많았는지,
그렇게 많은 삶들의 소리가 있었는지
천천히 걷기 전에는 몰랐던 것입니다
코가 열립니다.
집에 걸어가는 짧은 동안에도 많은 사람들의 저녁 밥짓는 냄새,
그리운 냄새 들을 실컷 맛볼 수 있습니다
눈이 열립니다.
우리 동네에 이렇게 이쁜 아이들이 많았구나,
우리 동네에 이렇게 이웃들이 많이 살고 있었구나,
이렇게 많은 삶들이 있구나... 라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마음이 열립니다
가끔은 스스로가 이렇게 여유를 만들어가는 것도
삶속에 작은 행복일 것입니다 ^^
p.s
생각보다 대단히 힘듭니다.
왜 힘든지 모르겠는데 몸도 생각보다 힘이 들더군요.
하지만 강추입니다 ^^